2008.06.05 13:31

특별법 유린하는 친일파 후손의 '불장난' 백태

친일파 후손 반격이 시작됐다
친일파 재산 국고 환수 조처가 진행되자 후손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친일파를 애국자라고 우기는가 하면 국가 귀속 대상 토지를 헐값에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으로 특별법을 비웃는다.
[38호] 2008년 06월 03일 (화) 11:23:07 정희상 기자 minju518@sisain.co.kr
   
ⓒ연합뉴스
지난해 8월18일 출범해 활동에 들어간 범정부기구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친일파 후손의 반격이 거세다. 비단 송병준 후손이 낸 ‘위헌소송’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친일재산조사위원회로부터 매국 장물 국가 환수 결정을 통지받은 적잖은 친일파 후손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땅을 헐값에 팔아치웠다. 현재 행정법원에 제기된 친일파 후손의 불복 행정소송만도 22건이다.

친일재산조사위가 지난 2년 동안 특별법에 따라 재산몰수 대상으로 선정한 악질 친일파는 총 451명이었다. 매국조약을 맺은 데 가담한 14명과 일본 귀족 작위 습작자 125명, 그리고 제헌 국회의원 및 중추원 참의 등 일본의 식민통치에 중추적으로 협력한 책임자급 친일파 305명이었다. 친일재산조사위는 이들이 1904년 러·일전쟁 때부터 1945년 광복 때까지 조성한 토지 추적 작업을 벌인 끝에 친일파 143명으로부터 3900여 필지(토지등기부상 1개의 토지로 치는 것) 1만9809㎡(공시지가 1260억원대)를 찾아냈다. 그 결과 명백한 매국 장물로 판단되는 589필지 439만㎡의 토지에 대해 국가환수 결정을 내렸다. 시가로 치면 845억원대에 이른다(표 참조).

물론 이 과정에서 특별법은 후손이 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국가 귀속 조처에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과 행정심판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절차를 밟는 친일파 후손의 주장에는 역사 왜곡과 강변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집단 행정소송을 낸 민영휘의 후손 25명이 대표급이다. 민영휘는 일제가 고종 퇴위를 강요할 때 협력했던 인물이다. 그는 친일 단체인 신사회 위원장과 신궁봉경회찬성장, 조선실업구락부 고문 등을 맡아 일제의 조선 병탄 작업에 적극 가담했다. 일제는 그 공로를 높이 사 민영휘에게 은사공채 5만원과 자작 작위, 막대한 금은 보화를 안겨주었다. 일제의 보호를 받던 민영휘는 그 많은 은사금에다가 부정축재까지 해 이렇게 불린 막대한 재산을 민대식·민규식 등 아들의 이름으로 올리고 작위도 습작시켰다. 친일재산조사위는 민영휘가 조성한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임야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임야 등 총 48필지 32만여㎡(시가 71억원대)의 토지를 국가 귀속 결정했다.

특별법 유린 막을 제도 마련 시급


그러나 민영휘 후손은 거꾸로 그가 ‘애국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행정소송 소장에 “민영휘는 친일파가 아니라 독립운동가였다. 한·일병합 이후 국내와 해외에서 이뤄지던 독립운동을 은밀히 후원했다.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은 것도 감시를 피해 독립운동을 후원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써놓았다. 그들은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밖에 대표적 친일파로 분류되는 조중응, 송병준, 고희경, 이해승, 이재곤, 김서규 등의 후손이 매국 장물의 국가 귀속 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대열에 가담했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조상이 반민족 행위자가 아니라거나, 친일파인 것은 맞지만 국가 귀속한 땅이 매국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민영휘의 경우처럼 친일은 했어도 뒤로는 몰래 독립운동을 도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런 신빙성 있는 증거를 제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친일파 후손이 토지 환수 조처에 불복해 친일재산조사위원회에 직접 이의를 신청한 경우도 총 385건이었다. 이들 중 후손의 주장이 제대로 소명돼 위원회가 국가 귀속 결정을 번복한 경우는 단 2건이었다. 조선 왕실의 왕족으로 있다가 대한제국이 멸망하자 친일의 길로 적극 들어선 이들 가운데 왕족 시절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땅(사패지)이 그런 경우다. 사패지에 관한 역사 기록을 보유한 후손은 이를 증거로 제출해 땅을 되찾아갔다.

   

매국 장물을 국가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친일파 후손의 대응 수법은 교묘하다. 이들은 특별법 시행 이후 시세보다 싸게 급매물로 처리한 뒤 이를 취득한 제3자가 행정소송을 내는 방법도 쓴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요즘 조상 재산 수만 평을 헐값에 매각하겠다는 친일파 후손들의 다급한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특별법이 공포된 2006년 이후부터는 관련 친일파 재산이 일률적으로 국가에 귀속된 것으로 간주한다.

지금까지 제3자에게 팔아치운 땅은 15필지 2만5000여㎡에 이른다. 송병준의 후손 송돈호씨가 강원도 철원읍 관전리 일대 토지를 국가 상대 소송에서 되찾은 뒤 특별법이 시행되자 제3자에게 팔아넘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희경의 후손도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소재 공시지가 1억7000만원대 토지 5필지를 지난해 8월 제3자에게 급히 처분했다. 민병석의 후손도 경기도 일산에 있는 3필지 토지 1800여㎡를 지난해 9월 박 아무개씨에게 팔아치웠다. 법 시행 전후 친일파 후손에게 토지를 매입한 이들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내서 국가 귀속을 막으려 한다.

문제는 이처럼 특별법 시행 뒤에도 후손이 토지를 제3자에게 헐값 매매하는 치고 빠지기식으로 대응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특별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부 친일파 후손의 뻔뻔스러운 행태를 막으려면 고의로 제3자에게 매각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포함한 제재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 시행 뒤 잇따르는 친일파 후손의 반발에 일침을 놓은 쪽은 광복회, 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 등 독립운동 유관 단체다. 이들은 친일파 후손의 소송이 러시를 이루자 성명을 냈다. “친일을 통해 만들어진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친일 민족반역자 후손은 그 이름만큼이나 부끄러운 자신들의 행위를 반성하고, 선조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비도덕적인 재산을 국가에 헌납할 줄 아는 양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상보다 더 부끄럽고 추악한 후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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